울산에 내려와서 3명이서 월세방을 잡고 전자렌지 마련까지 1달...-_-;
한명은 '전자렌지 그게 무슨필요?' 이러고 있고 다른한명은 '전자렌지 있음 냉동식품만 먹는건가 ㅋㅋ' 이러고 있고.
냉장고보단 한단계 격이 떨어지지만 현대문명의 이기 전자렌지를 뭘로 보는건가... 이사람들 현대인 맞아?
한명 반대. 한명 무관심? 결국 자비로 샀다. 제일 작은 놈으로 샀더니 출력이 어쩌구하면서 툴툴대고 말이야.
전자렌지를 검색하다가 눈에 띈 검색어 '마법의 치킨 가루'
닭고기에 가루만 뿌려서 전자렌지에 돌리면 치킨이!!!
해서 전자렌지 구입하는 타이밍에 같이 구매한지 이걸 써먹은 지도 어느덧 한달이 정도가 지났네...
마법의 치킨가루는 뭐랄까 상당히 애매한 물건이다.
가격이 3000원 근방인데 닭값을 생각하면 만원쯤. 인터넷에서 2키로에 만원정도하는 냉동닭고기 사면 단가가 떨어지긴 하는데 2키로를 언제 다 먹냐. 닭값이 6천에서 만원정도 들어가는데 브렌드 없는 동네 닭집에서 사먹는거랑 비교해보면 가격메리트는 미미하다.
광고에는 기름기 없는 건강한 치킨이라고하는데 치킨집 좀 있는 동네면 오븐치킨이 없진 않을것이고 가루가 조금 라면스프삘이 나는데 건강챙기는 인간이 이런걸 좋아할리가 없겠지.
완성품을 보면 그럭저럭 치킨삘이 나지만 진품에 비할바는 아니다.
더욱이 요즘에는 냉동치킨도 꽤 괜찮게 나오고 가격대도 비슷해진다는...(2킬로에 만원하는 냉동고기 안썼을때)
뭐 장점이 없는건 아니다. 간편하고 그럭저럭 치킨맛도 나고... 간식이나 안주로 나쁘진 않다.
다른 사람은 영 관심이 없어서 나혼자서 가끔씩 먹는 상황이라 순한맛,시즈닝 났는데 시즈닝은 아직 뜯지고 못했다...
사용기를 좀 써보자면...
나의 경우 국산 냉동 닭고기 안심 1kg랑 같이 구매했다.
1.일단 안심 2~4덩이를 전자렌지에 넣고 해동시킨다.
자연해동? 우유에 재워? 뭔소리여. 단가도 올라가고 그럴 정성이면 치킨을 만들어 먹지...
2."키!친!타!월!"로 물기를 빼준다.
단골마트에 키친타월이 없어서 1~2주를 못먹었다. 울산 구석탱이는 동네마트에 키친타월도 없나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그 가게가 싼대신 물건종류가 많이없던거였음... 아무튼 오직 마법의 치킨가루를 위해 키친타월을 구매했다!
3. 봉지나 그릇에 넣고 가루+고기 투입. 맨살?이 안보이게 잘 발라준다.
이러면 순한맛이라도 좀 짤수 있는데 거의 혼자있을때 반찬으로 먹는거라...-_-; 나는 닭안심 한 덩어리를 3~4조각낸다.
4. 전자렌지용 찜기(내건 오천원인가?) 받침위에 키친타월을 깔고 위에 고기를 배치.
고기 양이 적으면 접시에 키친타월깔고 돌려도 된다고 하는데 내경우 접시도 없고 집에 나무젓가락도 없다...
손님도 안오는데 돈주고 나무젓가락 사기고 아깝다고... 배달음식도 잘 안시키고... 이동네 배달도 잘안됨.
5. 전자렌지를 돌린다. 양이 많거나 두꺼우면 2번 나눠서 한번 돌리고 뒤집거나 재배치해서 다시 돌림.
내 경우 2번째 시도에서는 한번 실패했는데 원인은 2가지였다.
1번 너무 말렸음. 냉장해동 한답시고 그릇에 놔뒀는데 이틀인가 3일인가 방치. 일부는 표면이 완전 마를정도. 웹에서 보니 물기가 없어야 된다고 습기를 완전 닦아냄. 물기를 없애는 이유는 스프가루 같은게 한군데 몰리면 짜기 때문이다.
2번 가루 재활용. 가루는 간을해주는 스프가루 비스무리한것도 비주얼을 업해주는 빵가루 비스무리한것이 있다. 재활용을 하면 빵가루 비스무리 점점 많아지고 스프가루 비스무리는 적어짐.
두가지가 조합된 결과적으로 겉은 그럴듯한데 맹탕인 치킨이 되었다.
세명중 혼자서 맥주 홀짝홀짝하는 양반이 있는데(나머지는 술 별로 안좋아함) 이거 사놓으면 그 양반이 다 먹을줄 알았는데 첨에 이 맹탕 치킨을 맛보더니 치킨가루는 아웃오브안중이...-_-;
참고로 빵가루 비스무리가 많으면 비주얼이 더 그럴듯해지 때문에 한탕정도 재활용+가루추가 하는게 좋은것 같다.
고기에 안붙고 남은 빵가루 비스무리를 고기위에 올리고 돌리면 거의 샘플사진 정도 비주얼이 나온다. 그 이상하면 스프 비스무리가 적어져서 간이 너무 약해지는듯.
튀김용 후라이팬도 없고 기름처리하기도 곤란하니까 개인적으로는 튀김요리를 전자렌지로 할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를 했는데 그건 좀 아닌것같고...
냉동실에 닭고기를 쳐밖아 놨다가 땡길때 치킨 비스므리를 조금씩 해먹는다. 닭고기면 딱히 치킨말고 다른데 쓸수도 있고...
뭐 이런게 괜찮은 사람에게는 적당한 상품이려나.
나름 장점은 있다만 너무 큰 기대를 해서인지 좀 실망.
다 먹으면 다음엔 냉동치킨을 좀 알아봐야지.